작성일 : 14-06-1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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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열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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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Kim Man Hee
 조회 : 96,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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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희의 자의적 표현과 내면적 세계
이구열
김만희의 그림활동이 국내에 처음으로 알려지며 이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년 전부터이다. 지난해까지는 나조차도 그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식품과학 전공의 교수생활을 20여년 이상이나 하다가 어려서부터의 꿈이었던 그림생활로 새롭게 방향을 전환시킨 제2의 인생 도전자였다.
그의 인생 후반기에 펼쳐진 작품들이 처음 화랑에 나타난 곳도 국내가 아니라 일본 도쿄와 파리, 뉴욕에서 있었음을 알았다.
그 전에 미술 전문교육을 전혀 받은 바 없는 그가 단번에 기성 화가들과 대등한 평가의 대상이 된 작품들을 창작하며 뉴욕 화랑의 기획전시에 초대받고 계약제 소속 화가가 되어
인기 있게 판매가 되기도 했다는 사실은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국제사회에서의 그러한 성공적인 화가생활의 속도는 그만큼 그의 체내의 감성과 잠재적 열망 속에 예술적 천분의 재능이 줄곧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미 기성세대로 시작한 이 신진화가의 평가에 공연히 장애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비록 통념적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회화예술의 순수한 본질, 그것도 많은 세계여행 중에 현대미술 접촉과 그 작품에서의 다양한 표현미의 감흥 및 자극에서 비롯된
현대적 추상 내지 비구상 회화의 세계로 곧바로 직행한 것은 그에게 자연스러운 충동이자 적극적인 지향이었다.
그런 방향으로 스스로 직행해버린 화가이며, 그러한 자의적 인생 변신을 단행한 화가의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동서양에 적지 않다.
미국에 가서 먼저 전업화가로 변신한 김만희의 느닷없는 국내 미술계 등장은 작품발표의 일환일 뿐이었다.
나는 지난해 서울에 나타난 뉴욕 에이블 화랑에서 열린 김만희 작품전에서 처음으로 그의 작품들을 깊이 볼 수 있었다. 거기서 뉴욕 미술시장에서의 그의 급속한 평판을 알만 했다.
그는 이미 뉴욕 에이블 화랑만이 아니라 월터 위카이저 화랑의 전속 작가로 활동해 오고 있다.
뉴욕 월터 위카이저 화랑의 초대전이었던 2010년 ‘신 추상주의작가 4인’ 전시 카다로그에 실린 그의 작품 도판들도 나의 김만희에 대한 주목과 평가에 도움이 되었다.
그의 그림방식과 표현정신은 뉴욕의 추상표현주의 양상에 연결되어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추상주의 방식의 새로운 독자화가 오늘의 미국내 미술계에서 재연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김만희가 들어있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는 자신만의 창조적인 추상표현을 확실하게 추구하고 있다.
캔버스 위에 구현된 그의 자유자재의 붓질과 색상형태는 생동적이고 혹은 충동적이며 자유롭고 분방하다. 색상은 모두 밝고 다채로우며 강렬하기도 하다.
화면 속의 어떤 구체적 이미지는 전혀 현실적 형태가 아니지만 조형적 대화를 유발한다. 그것은 작가의 순수한 감성과 상상력의 발로이며, 자율적인 발언을 표상한다.
그 형상들은 조형적으로 아주 세련되어 있다. 그 그림들은 작가가 조형적으로나 표현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거나 실험을 하려고 하기보단 무한히 신나고 즐겁게
즉흥적인 붓질과 색상형상을 계속적으로 생성시키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생동적이고 생명감이 넘친다. 그중의 어떤 그림은 거센 바람의 요동을, 또는 성난 파도의 소리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자연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의 마음의 잠재적 상념이 저절로 표출돼 나오는 것이라. 즉흥의 느낌이 그의 표현의 시작이 된다.
그 때문에 김만희의 작품 명제는 모두 <무제>이다. 지난해의 서울 개인전 팸플릿에 그는 이런 말을 쓰고 있다. “느낌이 다가오면 바로 거침없이 작업을 한다.
난 미술교육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내 내면의 본성에서 표출되는 대로 표현하며 그 영감을 극도로 생략하며 무한히 절제하여 표현한다.
난 작품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내 내면을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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