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Man Hee
 
 
작성일 : 12-07-04 18:03
김복영 평론
 글쓴이 : Kim Man Hee
조회 : 15,519  
A Painting Painted with the Body, 'Colorgram' - Kim Man-hee’s Recent Work [No Title]
Kim Bokyeong (Art Critic • Previous Professor of Hongik University)


Artist Man-hee KIM is opening a fair of March, succeeding in this January solo fair in Seoul and Tokyo. He literally enjoys a green old age with passionate and
abundant production over the age 60. Like mirth, his recent intention is packed with secret ‘artistic desire.’
Powerful brush strokes in his recent works express strong and technical colors with blank.
Here and there ‘an attitude to make an experiment and observe color material is revealed as if a scientist deals with material, ‘as he said. Big advantages are creating blank
and vacancy by one big tittle in white base or auxiliary tittles around the big one, or unintentional meeting of white and black pigments.
His recent works do not borrow artificial frames. Frankly speaking, he neglects it. Such as attitude of his only got clearer recently. Like the previous ‘experimental’ approach of black and white, he also shows a few limited elements such as high and low chroma. In his paintings, brush strokes are overlapped horizontally to create multi-colored
surface. Or thick ink is drawn from this one by dashing off with one stroke of a brush. With Dynamic bows crossing with straight lines while thick oblique lines with fine ones,
his works emit colors and fragrance, open cracks of vegetation or forest with passionate colors, and render smog and fog. Here that strange __EXPRESSION__ is. Strange
rocks and bizarre valleys are there to remind us of scarlet fallen leaves and the heart of mountains, as empty lake with rare human traces and fine riffles, slight shocks of
twigs or deer with black dots does.

In short, artist Kim Manhee’s recent works fill the canvas and make blank, using weight and texture of pigments, physical technique as well as brush strokes. He focuses on
expressing colors, but unconfirmed stroke and technique form the frame to run the overall color tone. Such a way is contrasted with the overall formalism. He does not make
structure based on fixed frame bur make it as a gathering of strokes made by color material.
For stroke group, like power group for instance, small groups of the few colors make a group of groups. Its context is revealed in the process to form the overall group from
small groups. He makes the simple initiative strokal sequence by putting the initial stroke on a random spot followed by auxiliary ones corresponding to it. Next, he establishes anti?strokal sequence, informing the inverse relation with the initial sequence. Anti-strokal sequence is contrasted with the previous ones, considering the character of its
strokes.
Such trial was a little awkward in the early stage, but it becomes fresh and new as time flows. His recent works reveal such group and sequence more clearly. There simple
spots and strokes develop into more complex and thick ones.
His recent works are focused on contrast such as complex and simple strokes. Heavy and light colors, or brightness and darkness. In expressing such contrast, he tends to
emphasize on the latter one. Displaying those are uncertain all the time. A way to draw and overlap reminds us of pioneers’ walks of lives. There are only bold stroke and
freedom. A careful and artificial process is followed to build stability, but there are also trial and error. The last form of them art not regulated but cannot be ended characteristically. Such __EXPRESSION__ is real experiment itself.

Such a manner of the artist to escape from the form is originated from his born-experimental attitude to observe the nature for a long time. In other worlds, abstract
expressiveness naturally appears in the process of transferring the emotion from the nature to the canvass or to make his sense externalize. It is not any bombastic
abstractionism in the history of art at all. It appears in his ‘color experiment’ from the beginning to the end. This means his paintings are both a calligraphy and a gram painted by his body. It is a calligram to make strokes and color sides, which is inevitably followed by abstract __EXPRESSION__ which is very natural.
Calligram aims at how to cover the both poles of chance and determinism in establishing the structure. Avoiding both pre-determined and un-determined ones, it puts off the
meeting of both to the future. It is tilted toward un-determined one up to now, but the artist is not willing to put Archimedes’s spot on the opening with ease. Although this
intention works in subconsciousness like a dream, it takes much of experimental results of the structure consciously.
Because of this, his recent works make general symptoms of present and science clear. Especially, he has accepted any confirmed forms reserved or delayed by other artists
without hesitation, as of now 21st century. He also shows the process to make a group out of the canvas. Blank appears on the way to lingering imagery. A loop to link
emptying and filling is not needed yet. The group and chain of brush-tips and anti brush-tips occupy the best eventually.

‘One-strokeness’ has securely settled on its center. His recent works are characteristic that they draw one tittle at one breath with no repetition or amendment. Instead, he
overlaps thickness to reveal condensed appearance. Condensed appearance makes ‘condensed mass.’ which is positioned with following blank. Its style is traditional more like
ink-and-water painting than western ones. That is the reason why we can find out the sense of ‘improvisation’ at one glance.
Ultimately, his recent works make improvised emotion with sporadic one-stroke, triggering and mixing natural scenery. Both of emotion and scenery can really be considered
as two axes of his recent works.


April, 2010



몸으로 그리는 그림, ‘칼라그람’ -김만희의 근작 [무제]
글 • 김복영(미술평론가 • 전 홍익대 교수)


금년 정월 서울과 동경을 오가며 열 한번 째 개인전을 가진 바 있는 김만희 화백이 연이어 3월전을 갖는다. 이순을 넘어서 다작의 열정을 펼치고 있는 그의 행보는 마치
노익장 그대로다. 신명이랄까, 근자의 그의 의지는 내밀한 ‘예술의욕’으로 넘치고 있다.

근작들의 필과 획은 몸짓의 표정이 강하고 여백을 앞세워 색료의 자동기술적 분위기를 강하게 드러낸다. 그의 언급처럼, ‘과학자가 시료를 다루듯, 색료를 시료로 삼아
실험하고 관찰하는 자세’가 화면의 곳곳에서 묻어난다. 무엇보다 이점은 흰 바탕에 커다란 평필로 일획을 긋거나, 그어진 획 주변에 보조의 점획을 놓음으로써 여백과
허를 창출하거나, 백색안료와 검정안료의 무심한 조우를 시도하는 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의 근작들은 일체의 작위적인 틀을 빌리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이를 무시하는 편이다. 이러한 태도는 근자에 이르러 보다 뚜렷한 품새를 드러낸다. 앞서 말한 검정과
흰색의 ‘실험적’접근에서도 그랬지만, 고채도와 저채도 같은 몇 가지 제한적인 요소를 다루는 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건필(乾筆)들을 수평으로 겹쳐 흡사 다양한 색조의
건피(乾皮) 같은 표면을 창출하는가 하면, 일필휘지 방식의 필세를 중첩시켜 발묵 속의 농묵을 얻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빠른 동세의 호(弧)와 직선의 교차, 넓직한 사선과
가는 파선의 중첩, 아니면 색향(色香)을 방출시키고 물감의 광풍(狂風)을 조성해서 수목이나 삼림의 틈새를 열고 연무(煙霧)를 방출하는 방식이 모두 그렇다. 여기에는 그 이상의 표정이 내재하게 된다. 기암과 묘연한 골짜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한가을의 진홍빛 단풍과 첩첩산중을 상기시키는가 하면, 인적이 드문 텅 빈 호숫가와 잔물결의 미세한
움직임하며, 가냘픈 나뭇가지의 미진, 아니면 검정얼룩의 사슴문(紋)에서 여백과 정적이 드러난다.

한마디로, 김만희화백의 근작 표정은 색료의 질량과 경중은 물론, 몸짓의 놀림을 십분 이용해서, 필을 그어 화면을 채우고 여백을 만드는 데 있다. 전체적으로는 색료의 표정을 분출시키는데 역점을 두지만, 색료를 운영하는 방식은 불확정적인 필세와 자동기술이 골격을 이룬다. 이 방식은 일체의 형식주의 계보와 대립각을 보여준다. 임의의 틀을
바탕에 두고 화면을 일구는 게 아니라, 색료가 만드는 스트로크(strokes)의 집합으로써 화면을 산출한다.

스트로크의 집합은, 이를테면 멱(冪, power)집합에서처럼, 몇 개의 색료들의 소집단을 앞세워 집합의 집합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소집합으로부터 집합 전체에 이르는 상승절차에서 맥락이 비로소 드러난다. 화면의 임의의 장소에 최초의 스트로크를 놓고, 그 주변에 이와 상응한 보조 스트로크를 놓아, 간단하지만 초기의 스트로크열(initiative strokal sequence)을 만든다. 그 다음에는 초기열과 역(逆, inverse)의 관계를 시사하는, 반(反)스트로크열(anti-strokal sequence)을 설정한다. 반스트로크열은 필세의 성격상 앞의 것들과는 대립적이다.
김만희 화백의 이 시도는 초기에는 어줍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새롭고 신선한 모드로 자리 잡혀가고 있다. 근자의 그의 화면은 이러한 집합과 스쿠엔스의 구조를 확연히
드러낸다. 간략한 점획에서 좀 더 복잡하고 넓은 필획의 집합으로 확장 발전되고 있음이 이를 시사한다.

그의 근작들은 필의 간소함과 복잡함, 색료의 무거움과 가벼움, 밝음과 어둠 같은 대극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대극을 설함에 있어 전자를 강조하거나, 후자를 강조하거나,
혼성을 시도하는 게 근자의 기조라 할 수 있다. 이것들을 화면에 등장시키는 과정은 언제나 불확정적이다. 자동기술적으로 긋고 포개는 방식은 마치 미지의 신세계를 탐험하는 개척자들의 행보를 생각하게 한다.

필세의 대범함과 자유가 전부다. 이어지는 과정에서 안정을 구축하려는 조심스런 작위가 시작되지만, 시행과 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이 상존한다. 그것들의 완성태는 규정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결코 종결에 이를 수 없는 개연적 표정이 특징이다. 이 표정은 그 자체가 실험이고, 실험의 진정한 모습에 다름 아니다.

작가의 이러한 탈형식적 접근 매너는 그가 오랜 세월 자연탐구의 과정에서 몸에 밴 실험적 자세에서 비롯되었다. 자연으로부터 오는 감동을 화면에 옮기거나, 자신의
내적 감정을 외화하는 과정에서 ‘추상표현성’(abstract expressiveness)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거창하게 말해 미술사에 등장하는 추상표현주의라는 뜻에서는
결코 아니다. 그의 ‘색료실험’의 시작과 결말에서 드러나는 양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의 회화는 몸으로 그리는 서법(書法, calligraphy)이자 그림(畵, gram)이라고
할 수 있다. 필(筆)을 긋듯이 획과 색면을 만드는 ‘필화’(筆畵, calligram)이고 그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뜻에서 추상표현이 귀결처럼 등장하게 된다는 말이다.

필화, 다시 말해서 칼리그람은 화면을 설정하는 데 있어 ‘우연’(chance)과 ‘결정’(determinism)이라는 양극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를 겨냥한다. 선결정이거나 미결정 모두를 배제하되 양자의 만남에 관한 한 이를 미래로 지연시킨다. 아직은 미결정 쪽에 더 많이 경도해 있지만, 너무 쉽게 자연과 작가의 틈새에 알키메데스의 점을 놓고자 하지는 않는다. 이 의도는 무의식 속에서 꿈꾸듯이 작동하지만, 의식적으로는 화면의 실험적 결과를 중시한다.

그의 근작들은 이 때문에 우리 시대가 걷고 있는 예술과 과학의 일반적인 증상을 재확인시킨다. 특히 21세기 현 시점에서 화가들이 확정적인 양식결정을 보류하거나, 미지의 것으로 ‘지연’(遲延, delay)시키는 방식을 그 또한 가감없이 수용한다. 그의 행보 또한 지연의 방법을 실천한다. 예컨대, 그의 작품에서 필획과 색채들은 완벽한 게 결코 아니다. 화면을 집단화하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 여백은 여운을 창출하는 도정으로서 등장한다. 채움과 비움을 이어주는 고리는 아직 필요치 않다. 전체적으로는 필촉들과 반(反)필촉들의 집합과 연쇄가 으뜸을 차지한다.

그 중심에는 ‘일획성’(one-strokeness)이 굳건하게 자리한다. 근작들에서처럼, 일획은 단숨에 긋고, 그어진 필세를 수정하거나 반복하지 않는 데 특징이 있다. 그 대신 획의
농(濃)과 담(淡)을 중첩해서 압축된 자태를 드러내는 수법을 빌린다. 압축된 자태는 차례로 ‘응축된 덩어리’(condensed mass)를 만들고 이어서 여백으로 전치된다. 그 맵시는 서양의 화맥보다는 한국 수묵화의 전통 쪽이다. 일견 ‘즉흥’(improviszation)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게 여기서 연유한다.

궁극적으로, 그의 근작들은 즉흥적 감동을 일획의 산개(散開)를 빌려 산출하면서도, 자연에서 연상할 수 있는 정경들을 촉발시키고 혼성한다. 감동과 정경, 이 두 가지는
김만희의 근작 표정의 두 축이라 말해서 무리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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